허리가 아프다면서, 지난 주엔 어설프게 세차도 했다. 일상 중에 거의 하지 않는 일이다. 몇 년만에 해보는 것이어서 순서도 방법도 다 잊고 말았다.
2024년 7월 5일 금요일
새 자동차
새 자동차를 타고 두 주 만에 천삼백킬로미터 넘게 달렸다. 편의 기능 덕분에 여전히 낫지 않고 있는 허리 통증을 견디면서도 덜 힘들게 다녔다. 첫 운행을 하던 날 비를 맞으며 고속도로를 왕복했다. 이제 말소등록이 끝난 옛 자동차는 폭설 중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으로 운행을 시작했었다. 비와 눈을 맞으며 미끄러운 길을 다니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눈이 나빠져서 빗길 위의 차선을 바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차선유지기능, 조향 보조 기능의 도움을 받아 보완할 수 있었다. 주말에 부산에 갈 때에도 손과 발을 적절히 쉬면서 운전할 생각이다.
2024년 7월 3일 수요일
깊은 밤 고양이
깊은 밤에 저 혼자 편한 자리에 가서 잠을 자면 될 일인데, 고양이 깜이는 굳이 책상 곁에 올라와 좁은 구석에서 불편한 자세를 하고 있다. 그러다 잠이 들면 코를 골거나 잠꼬대를 한다.그러다가 창 밖에서 무슨 소리라도 나면, 마치 자기가 나서서 뭐라도 할 것인 마냥 벌떡 일어나 앉아있곤 한다. 어떤 밤엔 고양이가 안스러워서 나는 혼자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가서 눕는다. 그러면 어느새 소리없이 따라온 깜이가 베개 곁에 다가와 비로소 편히 누워 잠을 청한다.
2024년 7월 1일 월요일
만년필
유월 첫째주엔 이 만년필을 샀다. ASVINE V126은 진공충전방식이고, 이 펜은 피스톤 필러여서 대문자 P가 붙은 P20이 모델명이다. (큰 의미가 없다) 유월에 샀던 두 자루의 ASVINE 펜은 품질이 좋아서 놀랐다. 한 달 동안 쓰면서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다. 이 만년필은 이탈리아 '오마스' 펜의 복제품이다. (레오나르도 펜 중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있다)원본인 셈인 오마스 Bologna 펜은 각이 진 디자인이고 ASVINE 펜은 곡면이다. 가격 차이는 열 배가 넘는다. 물론 이탈리아 오리지널 펜이 더 좋은 펜이겠지만, 마이오라 펜 덕분에 이탈리아 만년필에 대한 내 경험은 '부잣집 자녀인데 어딘가 허술한' 느낌으로 남았다. 중국 만년필을 응원하는 기분이 든다.
2024년 6월 25일 화요일
동네
스무해 넘게 살고 있는 이 작은 동네엔 '아파트'가 끝없이 지어지고 있고, 거주민과 자동차는 매일 불어난다. 오래된 한의원 건물 안에서 네모난 조각으로 보이는 동네 길엔 아픈 사람과 노인이 지나가고 있었다. 석 달 전에 나는 한 걸음 내딛는 것을 힘들어하면서 여기에 걸어왔었다. 이제 조금 나아서 걷고 오르내릴 수 있는 나는 이 동네에 한 사람 분을 추가하고 있는데, 때때로 아픈 사람이긴 하지만 아직 나이든 사람은 아닐거라고 억지를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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