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순이와 깜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이미지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사진 두 장을 주고 AI에게 일을 시키면서 나는 꽤 공손한 어투로 세세하게 부탁을 했다. 보통은 실물을 왜곡하기도 하고 필요없는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랬던 것인데, 이번엔 한 번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들어줬다. 분명히 내가 상냥하게 부탁했던 덕분일 것이다. (사실이 아니지만)
고양이 깜이는 순이가 죽은 후 넉 달 뒤에 우리와 만났다. 그러니까 두 고양이는 서로 만나본 적이 없다. 순이가 그랬던 것처럼 깜이는 내가 집에 있으면 늘 곁에 다가와 붙어 지내고 있다. 나는 깜이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며 순이를 기억하곤 한다. AI로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니 이런 사진 한 장 쯤 갖고 싶었다.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오전에 내란 우두머리의 파면을 선고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다. "이만한 선물이 없다"라고 몇번씩 말하고 있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