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아픈 고양이들을 돌보느라 몇년째 애쓰고 있는 중인데, 지금은 자기 형제의 개도 같이 돌보고 있다. 평일 낮에 한번씩 산책을 시키는 정도이긴 하지만 매일 반복하는 일이니 쉽진 않을 것이다. 그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건강을 위해 개와 함께 운동을 한다고 여기며 다니고 있다. 그렇게 해온지 넉 달 보름이 지났다. 운동이라고 여긴다고 해도 아내의 하루 일정을 생각하면 피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고양이들과 개를 보살피는 데 헌신적으로 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나이 든 개인데도, 나는 여전히 그 개를 강아지 율리라고 부르고 있다. 몸집이 작고 귀엽게 생겨서 "개야, "라고 부르기엔 실례인 것 같기 때문이다. '율리'는 아내의 어머니가 생전에 지어주신 이름이다. 강아지는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야 했다. 처음 이 동네에 왔을 때 강아지 율리는 몹시 불안해 보였었다. 얼굴에 즐거운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아내와 매일 만나 산책을 한지 서너 달이 지난 지금, 강아지 율리는 이제 언제나 웃는 얼굴이 되었다.
강아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내와 나를 좋아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매일 아내와 만나면서 강아지는 늘 기뻐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안해하는 표정은 사라졌다. 아내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언제나 웃고 있었다. 나는 어쩌다 한 번씩 산책하는데 동행할 뿐으로 자주 만나지 않고 있는데, 아내의 말에 따르면 만날 때마다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고 있다가 기어이 우리집 앞까지 앞장 서서 와서는 내가 나타나길 기다린다고 했다. 어쩌다 한번씩 함께 산책하러 나가면 강아지는 나에게 달려와 얼굴을 핥고 반가와 한다. 그리고는 곧 의젓하게 속도를 맞춰 걷는다. 개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