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 Menu

2025년 6월 7일 토요일

잉크


 그저께부터 조금 전까지 아홉 자루의 펜에 잉크를 넣었다. 만년필을 여러 자루 돌아가며 쓰고 있으면 새로 잉크를 충전하는 시기가 한데 몰릴 때가 생긴다.

글입다 잉크는 흐린 색 농도이지만 묽어서 어프로치노트(라이트)에 쓸 때엔 굵게 나오고 많이 번졌다. 이제 클레르퐁텐 공책에서 쓰다 보니 잉크 흡수가 덜 하고 빠르게 마르는 종이 위에서 너무 흐리게 나오고 있었다. 눈이 나빠진 데다가 잉크 색이 연하게 써지고 있어서 쓰거나 읽을 때 안경을 쓰고 있어도 미간이 찌푸려졌다.

새벽에 펠리칸 M605에 남아 있던 글입다 잉크를 빼내고 10ml 용기에 펠리칸 검정색 잉크를 덜어서 글입다 잉크와 섞었다. 글입다와 펠리칸 잉크는 3:1 비율로 섞었는데, 작고 입구가 좁은 병이어서 펜을 담그어 잉크를 빨아들이기 위해 잉크의 높이를 맞추려다가 그렇게 됐다. 결과적으로 알맞은 진하기가 되었다.